가게 페르소나란? 카카오톡 채널 자동응답과 뭐가 다른가요
"저희 카카오톡 채널 있는데요."
이따갈게를 설명드리다 보면 자주 듣는 말입니다. 맞는 말이라 저희도 바로 수긍합니다. 카카오톡 채널에 자동응답을 걸어 두신 분도 있을 테고, 지도 앱에 영업시간과 편의시설을 적어 두신 분도 계실 겁니다. 인스타 DM은 짬 날 때 직접 답하고 계실 겁니다. 그 위에 하나를 더 얹으라는 말로 들리면 귀찮은 게 당연합니다.
이 글은 그 말에 대한 답입니다. 가게 페르소나가 무엇인지 한 문장으로 정의하고, 이미 쓰고 계신 도구들과 나란히 놓고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른지 적었습니다. 페르소나가 못 하는 것도 같이 적었으니 읽고 나서 필요 없다고 판단하셔도 됩니다.
가게 페르소나는 사장님 대신 답하는 응대 담당입니다
가게 페르소나란? 사장님이 등록한 가게 정보만으로, 사장님 말투로 손님의 질문에 답하는 응대 담당입니다. 손님은 QR이나 인스타 프로필 링크로 들어와 묻고, 페르소나는 등록된 것만 답하고 모르는 것은 사장님께 남깁니다.
정의에서 중요한 건 세 군데입니다. "등록한 정보만"은 없는 사실을 지어내지 않는다는 뜻이고, "사장님 말투로"는 상담원 화법이 아니라 그 가게 사장님이 답했을 법하게 답한다는 뜻입니다. "응대 담당"은 영업 담당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손님에게 메뉴를 권하거나 예약을 조르지 않고, 물은 것에 답합니다.
예를 들어 별콩다방 페르소나에게 "산미 부담스러운데 뭐 마실까요"라고 물으면 박현기 사장님이 등록해 둔 블렌드 설명대로 고소한 쪽 블렌드를 권하고, "주차 되나요"라고 물으면 등록된 주차 정보가 없을 때는 모른다고 말한 뒤 그 질문을 사장님 페이지에 남깁니다. 페르소나가 답 못한 질문에 사장님이 답을 적어주시면, 다음 손님부터는 그 답으로 답해 줍니다.
이미 쓰시는 도구 세 가지와 나란히 놓으면 이렇습니다
가게가 손님 질문을 받는 창구는 보통 세 가지입니다. 지도 앱에 적어 둔 정보, 카카오톡 채널이나 네이버 톡톡의 자동응답, 그리고 전화와 인스타 DM으로 사장님이 직접 하는 응대입니다. 셋 다 좋은 도구이고 페르소나가 이 셋을 대체하지는 않습니다.
| 창구 | 잘하는 것 | 손님이 물었을 때 |
|---|---|---|
| 지도 앱 정보 | 영업시간·주소·편의시설을 한 번 적어 두면 검색에 잡힌다 | 적힌 칸 밖의 질문에는 답이 없다 |
| 채널 자동응답 | 정해진 질문에 정해진 답을 즉시 돌려준다 | 정해 둔 말을 제외하곤 답을 못한다 |
| 전화·DM 직접 응대 | 어떤 질문이든 사장님이 제일 정확하게 답한다 | 바쁜 시간과 영업 끝난 뒤에는 받지 못한다 |
| 가게 페르소나 | 어떻게 묻든 등록된 정보로 사장님 말투로 답한다 | 등록되지 않은 것은 답하지 못하고 사장님께 남긴다 |
지도 앱 정보는 손님이 찾아 읽어야 하는 것이고 페르소나는 손님이 물으면 답하는 것입니다. 지난 글에서 적은 대로 정보가 다 있어도 손님은 전화하는데, 칸에 적힌 것과 손님이 묻는 것이 서로 어긋나기 때문입니다. 페르소나는 그 어긋남을 사이에서 맞춥니다.
채널 자동응답과 가장 헷갈리실 텐데 차이는 하나입니다. 자동응답은 사장님이 미리 적어 둔 질문과 답의 짝을 돌려주고, 페르소나는 사장님이 적어 둔 사실을 재료로 손님의 표현에 맞춰 답을 만듭니다. "주차"라는 단어 없이 "차 가져가도 돼요"라고 물어도 주차 정보로 답하고, "산미 부담스러운데"처럼 답이 하나로 정해져 있지 않은 질문에도 등록된 블렌드 설명 안에서 답합니다. 정해 둔 답을 토씨 하나 안 틀리고 돌려줘야 하는 안내라면 자동응답이 더 안전합니다.
전화와 DM은 사장님이 직접 하시니 정확도에서 페르소나가 이길 수 없습니다. 페르소나가 맡는 건 사장님이 받을 수 없는 시간과 손님이 걸기 망설이는 질문입니다. 새벽 두 시에 내일 브런치 되냐고 묻는 손님, 아기 의자를 전화로 묻기가 매번 번거로운 손님들을 페르소나가 응대합니다.
손님이 가게를 고르는 다섯 단계 중 넷째 칸이 비어 있습니다
손님은 대개 다섯 단계를 거쳐 가게에 옵니다. "뭐 먹지, 어디 가지"라는 욕구에서 시작해 네이버·인스타·블로그로 가게를 발견하고, 사진·메뉴·리뷰·별점으로 비교합니다. 넷째가 "소개팅 자리로 괜찮나", "주차 되나" 같은 마지막 확신이고, 그 확신이 서야 예약하고 방문하고 후기를 남깁니다.
셋째 단계까지는 지금 쓰시는 도구들이 이미 잘합니다. 비어 있는 건 넷째입니다. 리뷰를 다 읽어도 남는 그 한 가지 질문에 답해 줄 사람이 없어서 손님은 전화를 걸거나 다른 가게로 갑니다. 페르소나가 서는 자리는 손님이 "그래, 여기 가자"라고 마음을 굳히는 그 한 걸음입니다. 저희는 이 서비스가 손님에게 무언가를 파는 쪽이 아니라 그 확신, 곧 신뢰를 주는 쪽이었으면 합니다.
단골이 되는 이유도 같은 자리에 있습니다. 손님이 다시 오는 건 정보가 아니라 사장님과 주고받은 정 때문입니다. 방문 전에 사장님 말투로 대답을 들은 손님은 가게 문을 열 때 이미 사장님을 한 번 만난 셈이고, 그 관계가 방문 뒤로 이어지면 단골이 됩니다. 페르소나가 사장님 말투를 지키는 이유가 그것입니다.
아직 못 하는 것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아직 못 하는 것은 예약·주문·결제입니다. 지금은 손님이 예약하고 싶다는 뜻을 보이면 사장님이 등록한 예약 창구를 안내합니다. 단골에게 먼저 소식을 보내는 것도 아직입니다. 둘 다 앱과 함께 준비하고 있습니다.
한 가지는 사장님 손이 듭니다. 페르소나는 등록된 만큼만 답하기 때문에 처음에는 답 못 하는 질문이 있습니다. 저희가 공개된 자료로 초안을 만들어 보내드리지만 주차 대수나 예약 규칙처럼 밖에서 안 보이는 사실은 사장님이 한 줄씩 채우셔야 합니다. 그 한 줄이 쌓이는 데 첫 달이 갑니다.
이 두 가지는 페르소나만 합니다
첫째, 사장님 말투가 남습니다. 무뚝뚝한 사장님의 페르소나는 무뚝뚝하고, 커피 이야기가 길어지는 사장님의 페르소나는 블렌드 하나에 문단 하나를 씁니다. 자동응답과 지도 앱 정보에는 정작 사장님이 빠져 있습니다. 손님이 가게를 고르는 이유는 결국 사장님입니다.
둘째, 외국어 손님을 같은 정보로 받습니다. 손님 화면은 한국어 외에 영어·일본어·중국어로 열리고, 페르소나는 손님이 고른 언어로 같은 등록 정보를 답합니다. 이화로스터리에는 영어로 디카페인이 있는지 묻는 손님과 일본어로 주차와 원두 추천을 묻는 손님이 벌써 다녀갔습니다. 사장님이 영어 메뉴판을 따로 만드시지 않아도 됩니다.
우리 가게에 필요한지는 이 다섯 줄로 가늠하시면 됩니다
- 손님이 전화로 묻는 질문이 매번 비슷한데 매번 손이 멈추는지
- 가게 정보를 지도 앱에 다 적었는데도 같은 질문이 계속 오는지
- 채널 자동응답에 넣어 둔 답이 손님의 다른 표현을 못 받아 주는 일이 있는지
- 가게에 대한 철학과 이야기, 손님에게 어필할 점이 많은 가게인지
- 외국인 손님의 비중이 있는 편인지
다섯 줄 중 셋 이상이 그렇다면 페르소나가 맞는 가게일 가능성이 높고, 하나도 해당이 없다면 지금 쓰시는 도구로 충분합니다. 저희가 가게를 가려 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이야기가 없는 가게에는 페르소나가 답할 재료가 없기 때문입니다.
셋 이상이라면 입점 문의를 남겨 주세요. 공개된 정보로 가게 초안을 먼저 만들어 보내드리고, 빈 곳은 사장님이 한 줄씩 채우시면 됩니다. 어떻게 답하는지 먼저 보시려면 별콩다방 페르소나에게 카카오톡 자동응답에는 못 넣을 법한 질문을 하나 던져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