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 영업사원은 만들지 않기로 했습니다
"24시간 영업사원"은 사장님께 이 서비스를 설명할 때 제일 쉽게 통하던 말이었습니다. 주무시는 밤에도, 명절 연휴에도 가게를 대신 소개하는 직원이 하나 생기는 셈이니까요.
그 말을 버리기로 했습니다.
카피가 나빠서가 아니라 같은 말이 듣는 사람에 따라 정반대로 들리기 때문입니다. 사장님께는 최고의 약속인 이 말이 손님께는 경고문이 됩니다. 저희가 보내드린 자료에 아직 그 말이 남아 있다면 이 글이 정정본입니다.
손님은 영업당하러 들어오지 않습니다
QR을 찍거나 인스타 프로필 링크를 눌러 가게 페르소나에게 말을 거는 손님이 묻고 싶은 건 아기의자가 있는지, 주차는 되는지, 콘센트 있는 자리가 있는지 같은 작은 것들일 겁니다. 강아지를 데려가도 괜찮은지는 묻기도 전에 망설여집니다.
전화로 묻자니 바쁜 시간에 실례일 것 같고 리뷰를 다 읽어도 답이 안 나오는 질문들이라, 손님은 그 답 하나를 얻으려고 카운터에 다가와 조용히 묻습니다.
그 카운터에 영업사원이 서 있으면 아기의자를 물었는데 "오늘 이 메뉴 어떠세요"가 따라옵니다. 답 대신 영업을 받은 손님은 다음부터 묻지 않습니다. 손님이 바라는 건 잘 파는 직원이 아니라 물어보기 편한 직원입니다. 이름표가 영업사원이면 손님은 묻기부터 망설입니다.
"그럼 장사에 도움이 되긴 하나요?"
조르지 않는 직원을 왜 들이냐는, 사장님들이 당연히 하실 질문입니다.
사장님 가게에서 장사를 제일 잘하는 직원이 누구인지는 사장님이 저희보다 잘 아십니다. 아마 그 직원은 잘 권해서 파는 직원이 아니라, 아기의자가 있냐는 물음에 "있습니다, 창가 자리가 넓어서 유아차도 편하실 겁니다"까지 답이 나오는 직원에 가까울 겁니다. 그 대답 하나면 손님은 가볼 데 목록에 가게를 적어 둡니다.
대답이 쌓이면 방문이 됩니다.
하나 더 있습니다. 손님이 물은 것과 페르소나가 답한 것이 사장님 페이지에 남고, 대화를 시작하기 전에 손님께도 그렇게 알립니다. 사장님 페이지는 앱을 깔 것 없이 브라우저로 여는 화면이고 알림은 따로 가지 않아서 밤마다 사장님 폰이 울리는 일은 없습니다. 페르소나가 이미 답했으니 시간 날 때 들어가 보시기만 하면 됩니다.
페르소나가 모르는 걸 물으면 모른다고 말하고 가게에 직접 확인해 보시라고 안내합니다. 그날 손님께는 미안한 일이지만, 그렇게 넘긴 질문은 사장님 페이지에 따로 모입니다. 거기에 "가게 앞 2대, 만차면 건너편 공영주차장" 같은 답을 한 줄 보태 주시면 다음 손님부터는 페르소나가 답합니다.
이 길이 더 느리다는 걸 알면서 이쪽을 골랐고, 아직 숫자로 보여드리지는 못한 채 지금 함께하는 가게들에서 하나씩 확인해 가는 중입니다. 사장님 쪽에서는 첫 달에 매출보다 손님이 뭘 물었는지가 먼저 쌓이기 때문에 파일럿 기간에는 비용을 받지 않습니다. 유료로 바꿀 때는 미리 말씀드리고 원치 않으시면 그만두시면 됩니다.
카운터 직원에게는 이렇게 적어 주었습니다
말로만 응대라고 하지 않으려고 이 직원에게 주는 지시문에 못 박아 둔 것들입니다.
강매를 하지 않고, 손님이 먼저 사고 싶다거나 예약하고 싶다는 뜻을 보이면 그때 길을 알려드립니다. 이 직원의 목표가 방문인 건 숨기지 않습니다. 그 목표까지 가는 방법이 권유가 아니라 대답일 뿐입니다.
영업시간·가격·메뉴부터 주차·아기의자까지 가게 정보로 등록된 것만 말하고, 없는 정보는 추측하지 않습니다. 그럴듯하게 지어낸 답 한 번이면 응대의 신뢰는 끝난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파일럿 가게 대부분은 저희가 공개된 자료로 먼저 초안을 만들었습니다. 확인이 필요한 항목은 사장님께 드릴 질문으로 남겨 두었고, 사장님 페이지에서 바꾸시면 페르소나는 그때부터 새 정보로 답합니다.
성격은 조금 다릅니다. 과장하라는 게 아니라 사장님 말투가 흐려지지 않게 하라는 뜻으로 지시문에 "성격이 흐릿해지는 답과 진하게 드러나는 답 사이에서는 항상 진한 쪽을 고르세요"라고 적어 두었습니다. 그 성격은 사장님이 쓰신 글과 공개 자료로 초안을 잡아 보내드리고, 사장님이 확인하신 뒤로도 사장님 페이지에서 직접 고치실 수 있습니다. 별콩다방이 사장님 계정으로 직접 검토한 첫 가게입니다. 무뚝뚝한 사장님의 페르소나는 무뚝뚝하지만 묻는 말에는 답합니다.
새벽 두 시에도 설 연휴에도 카운터에 서 있는 건 같고, 하는 일이 다를 뿐입니다.
잠들지 않는 영업사원이 아니라 밤에도 카운터를 지키는 직원입니다.
믿기 어려우시면 별콩다방 박현기 사장님 페르소나에게 주차 되냐고 물어보세요. 등록된 만큼만 답하고 모르는 건 모른다고 하는지 보실 수 있습니다.
저희 제안을 받고 이 글을 여신 사장님이라면 받으신 메시지에 답장만 주시면 됩니다. 공개된 정보로 만든 가게 초안을 보내드리고, 빈 곳은 사장님이 한 줄씩 채우시면 됩니다. 처음이신 분은 입점 문의로 남겨주세요. 저희가 가게를 가려 받는 이유는 지난 글에 적어 두었습니다.
손님이시라면 가게 페이지에서 그냥 물어보세요. 사라고 조르는 직원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