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나 받지 않습니다
이따갈게에는 지금 열두 곳의 가게가 있습니다. 전부 저희가 먼저 찾아가 모신 가게들입니다. 아직 사장님들이 줄을 서는 서비스가 아닙니다. 저희가 줄을 서서 사장님을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한 사장님과 미팅을 하다가 이런 질문을 받았습니다. 비용을 내면 입점이 되는 거냐고요. 저희 답은 "아니오"였습니다. 돈을 내겠다고 하셔도 안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상하게 들릴 수 있습니다. 이제 막 시작한 서비스가, 가게 한 곳이 아쉬운 서비스가 가게를 가려 받는다니요. 오늘은 그 기준이 무엇이고 왜 그렇게 하는지 적어보려 합니다. "그렇게 해서 서비스가 유지가 되냐"는 뼈아픈 질문에 저희가 뭐라고 답하는지도요.
저희가 보는 것
이따갈게의 입점 기준은 세 줄입니다.
첫째, 사장님의 진심과 철학이 담긴 가게. 이따갈게는 가게 사장님과 미리 대화해보고 방문하는 서비스입니다. 대화의 재료는 메뉴판이 아니라 사장님 그 자체입니다. 왜 이 동네에서, 왜 이 메뉴로, 왜 이렇게 장사하시는지. 그 이야기가 있는 가게여야 대화가 성립합니다. 좋은 가게인데 이야기를 아직 못 찾은 경우라면 저희가 같이 찾습니다. 그런데 이야기 자체가 없는 가게는 저희 서비스에서 보여드릴 것이 없습니다.
둘째, 손님이 실제로 찾아갈 수 있는 가게. 홀이 있거나 온라인으로 만날 창구가 있어야 합니다. "이따 갈게"라는 이름 그대로, 대화의 끝은 방문이어야 하니까요.
셋째, 프랜차이즈·체인은 받지 않습니다. 프랜차이즈가 나빠서가 아닙니다. 표준화는 프랜차이즈의 미덕입니다. 대신 표준화된 가게는 어느 지점을 물어봐도 답이 같습니다. 그 답은 본사 홈페이지가 이미 잘 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그 가게에만 있는 답을 다루는 서비스입니다.
그리고 하나 더. 입점은 파는 물건이 아닙니다. 비용을 내신다고 기준이 낮아지지 않습니다. 손님이 이따갈게에서 가게를 발견했을 때 "여기 있는 가게는 믿을 만하다"고 느끼는 것, 그게 저희가 사장님들께 드릴 수 있는 가장 큰 값어치라서요. 그 신뢰는 한 번 팔면 다시 사올 수 없습니다.
"그렇게 해서 유지가 되나요?"
같은 미팅에서 그 사장님께서 이렇게도 물으셨습니다.
"특색 있는 가게는 수가 적고 영입도 어려운데, 가게 수를 최대한 늘리는 방식으로 가지 않으면 유지가 되나요? 유지가 안 되면 사장 입장에서는 들어갈 이유가 없는데요."
저희가 받아본 질문 중 가장 날카로웠습니다. 맞는 지적입니다. 가려 받으면 가게 수가 천천히 늡니다. 가게 수가 적으면 손님이 볼 것이 적어집니다. 손님이 적으면 사장님이 들어올 이유가 줄어듭니다. 저희도 이 고리를 압니다.
저희의 답은 이렇습니다. 저희는 가게 수로 이기려는 서비스가 아닙니다. 가게 수를 늘리는 게임은 이미 잘하는 곳들이 많습니다. 거기서 저희가 이길 방법도 없고요. 저희가 하려는 것은 밀도입니다. 어느 동네, 어느 업종을 열어봐도 "여기 나온 가게는 다 이유가 있네"라는 경험. 열 곳이 나와도 열 곳이 전부 그런 경험이요.
그래서 확장도 넓게가 아니라 깊게 갑니다. 로스터리, 위스키 바, 체육관처럼 사장님의 세계가 뚜렷한 업종부터, 서울만이 아니라 지방까지. 오히려 지방을 환영합니다. 좋은 가게가 온라인에서 제일 저평가되는 곳이 지방이니까요.
시간이 걸리는 길인 건 인정합니다. 다만 저희는 반대 방향의 끝을 이미 봤다고 생각합니다. 가게가 수만 개 등록된 서비스에서 정작 갈 곳을 못 고르는 경험, 다들 해보셨을 겁니다. 많아지면 고르는 비용이 손님에게 넘어갑니다. 저희는 그 비용을 미리 치르는 쪽을 골랐습니다.
지금 함께하는 가게들
지금 이따갈게에 있는 파일럿 가게들은 모두 이 기준으로 저희가 먼저 찾아가 모셨습니다. 로스터리, 일본 가정식, 킥복싱 체육관, 칵테일 바, 서킷까지. 업종은 제각각인데 공통점이 하나 있습니다. 사장님과 십 분만 대화해보면 이 가게가 왜 존재하는지 알게 됩니다.
혹시 이 글을 읽으시는 사장님, 내 가게가 그런 가게라고 생각하신다면 입점 문의를 남겨주세요. 저희가 찾아뵙고 사장님의 이야기를 듣고 같이 만들겠습니다.
아직은 저희가 먼저 찾아가는 서비스입니다. 언젠가 사장님들이 먼저 문을 두드리는 날이 오더라도, 가려 받는 것만은 그대로일 겁니다.